<b>합격수기 &quot;포기하지 않으면 실패하지 않는다&quot;</b>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하지 않는다.’

                                                                                  - 김 한 아 -

기나긴 여정이었다. 나이 만 40세, 공무원, 두 아이의 엄마. 나이 들고, 실무경험 없으며, 건축사 공부하기에 모든 악조건에 있었던 나에게 건축사 합격은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꿈만 같았었다. 합격 수기에는 단번에 쉽게 붙을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해야 되는데 아쉽게도 나는 2002년 이후로 건축사 시험만 7번이나 친 만년 재수생으로 단번에 붙는 노하우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지만 여러 번 낙방하신 분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마음에 펜을 들게 되었다. 처음에 건축사 공부를 한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공무원 신분에 뭘 그렇게 하냐고 하였지만, 오히려 기술직 공무원으로서 경쟁력을 갖출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고, 또 하나 이유는 아이들에게 열심히 노력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목표는 세워졌으나 현실이 만만치 않았다. 퇴근해서 집안일에, 애들 뒷바라지하면서 밤잠을 쪼개가며 공부하고, 주말엔 서울로 학원을 다니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였지만, 먼거리까지 다니기엔 체력이 안되는지 몸이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했다. 또한 연이은 낙방으로 인한 상실감이 나를 짓눌렀다. 그러나 나같이 공부하기 힘든 여건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였는지 과목별 합격제로 바뀌고, 대전에 좋은 학원이 생겨 서울까지 학원을 다녀야하는 부담을 덜 수 있었고, 2005년을 시작으로 한 과목씩 차례로 합격할 수 있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였더니 결국은 운이 따랐나 보다. 실력은 미진하나마 그래도 여러 번 시험을 치면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몇 가지 조언하자면,
첫째, ‘실수 안하는 것이 실력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자기만의 문제 풀이 프로세스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기계적으로 풀어낼 수 있도록 연습해 실수를 줄여야 한다. 체크리스트를 원론적이고 각론적인 내용으로 만들어 외우고 있으면, 지문에 집착해서 기본적인 것을 놓치거나 전체적인 흐름을 거스르는 경우를 줄어들 수 있게 된다.
둘째, 잘 안되는 과목은 알겠다 싶을 때까지 집중적으로 공부할 것을 권하고 싶다.
나 개인적으로는 지형과 구조 등 몇 가지 과목이 감이 안 잡혀 그 과목의 문제를 20문제이상 쌓아놓고 노트정리와 참고도서를 보면서 공부를 하였더니 오히려 나중에는 다른 과목에 비해 강한 과목이 되었다. 또한 각 교시마다 한 두 과목은 만점을 받겠다는 생각으로 집중해서 자신의 특기를 만들기 바란다. 내 경우에는 대지분석에서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 배치계획에서 완도를 못했는데도 통과할 수 있었다.
셋째, 답안작성 할 때는 고득점 전략으로 그리길 바란다.
납품도면이 아닌 계획도면이란 걸 염두에 두고 부가적인 설명을 덧붙여 꽉 차게 많은 걸 표현하는 것도 가점을 받을 수 있는 요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계산식이나 디자인 의도 등을 자세히 풀어서 표현한 과목들에서 고득점을 받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건축사 공부하던 기간이 내 인생에 큰 밑거름이 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하며, 긴 고행(?)을 포기하지 않고 잘 이겨낸 나 자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바쁜 엄마 덕에 자립심 강하게 잘 자라 준 아이들과 이 세상에는 없지만 항상 내 마음의 등불이 되어주었던 애들 아빠에게 고맙고, 공부하는 내내 길동무 겸 길잡이가 되어주었던 정선주 원장께 정말 감사드린다. 끝으로 공부에 지친 분들이 있다면 ‘저 아줌마같은 사람도 하는데 내가 왜 못해?’ 하는 마음으로 힘내시길 바란다.